
2025년 7월 20일.
태양은 하늘에서 무겁게 내려앉고,
바람은 숨을 죽인 채 뜨겁게 잠잠하다.
오늘, 동아일보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.
“때이른 무더위에 몰캉스족 급증…백화점 매출 줄줄이 상승”
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폭염 속에서
실내로 도피하듯 몰려든 사람들.
시원한 공기와 은은한 조명이 흐르는 백화점과 쇼핑몰.
그 안엔 단지 '더위를 피하는'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.
– 김다연 기자, 동아일보 (2025.07.20)

나는 뉴스를 읽다 말고, 문득 멈췄다.
몰캉스라는 말은 가볍지만,
그 안엔 삶의 피로가 켜켜이 쌓여 있다.
사람들은 단순히 더위를 피해 도망친 것이 아니라,
숨고 싶었던 것이다.
일상이라는 뜨거운 무대 위에서
잠시 퇴장할 이유를 찾은 것.
그들을 나무랄 수 없다.
무더위는 핑계였고,
마음은 오래전부터 지쳐 있었으니까.
매끈한 쇼윈도 앞에 선 사람들.
그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을까.
차가운 유리잔, 색색의 접시들, 향기로운 향초.
그 앞에 선 얼굴은
무언가를 '사는' 얼굴이기보다,
잠시라도 '살고 싶은' 마음을 간직한 얼굴이었다.
삶은 늘 뜨겁고 바쁘고 숨 가쁘다.
그 속에서 우린 자주
나 자신을 잊는다.
그래서일까.
몰캉스는 단지 유행어가 아니라
어쩌면 우리 마음이 만들어낸
‘현대적 피신처’는 아닐까.

나도 생각해본다.
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숨고 싶을까.
광장의 중심이 아닌
조용한 매장의 구석,
사람들이 덜 붐비는 그늘 아래,
나는 내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.
삶의 무게는 계절보다 먼저 찾아오고,
몸보다 마음이 더 먼저 지친다.
누구든 그늘이 필요하다.
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아니더라도,
내 감정을 누군가 말없이 기다려주는 그런 곳.
당신에게도 지금,
몰캉스 같은 조용한 안식이
하나쯤은 허락되기를 바란다.
기사 출처
기사명: [때이른 무더위에 몰캉스족 급증…백화점 매출 줄줄이 상승]
언론사: 동아일보
기자: 김다연 기자
보도일시: 2025년 7월 20일 오후 2:40 (수정 4:05)
출처 링크: 기사 원문 보기 (← 실링크로 대체하세요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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