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한여름이 깊어가는 길목에서
뜨거운 태양 아래 찬란하게 피어나는 꽃,
그 이름은 배롱나무꽃입니다.
또 다른 이름으로는 백일홍나무꽃이라 부르기도 하지요.
수줍게 부서질 듯한 꽃잎,
그러나 그 모습과는 달리
무려 백일(百日), 석 달 열흘이나 피어 있는 꽃.
이 꽃은
그 어떤 여름보다 길게,
그 어떤 인연보다 오래도록
묵묵히 피어 있습니다.

배롱나무 정보
학명: Lagerstroemia indica
영문명: Crape myrtle
개화 시기: 7월 ~ 9월
꽃 색상: 분홍, 보라, 붉은색
꽃말: 부귀, 변치 않는 사랑, 인내
분류: 부처꽃과 / 낙엽소교목

배롱나무의 특징
나무껍질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'부끄러워하는 나무', 즉 부끄럼나무라는 애칭도 있습니다.
여름 내내 꽃이 피고 또 피어나며, 떨어지지 않고 오래 가는 것이 특징입니다.
바람이 스치면 잎사귀와 꽃이 동시에 흔들려, 나무 전체가 춤을 추는 듯합니다.
공원, 절, 고택 주변 등지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, 더위 속에서도 밝은 빛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.

전해 내려오는 전설
배롱나무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져옵니다.
옛날, 한 여인이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며 백일 동안 정원을 지켰다고 하지요.
그 여인이 남긴 사랑과 기다림이 나무에 스며들어,
그 나무는 꽃을 백일 동안 피워내며 여인의 마음을 기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.
그래서일까요,
배롱나무는 사랑의 꽃이자 기다림의 나무입니다.
한 계절 내내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피워내는 존재.

혜담의 꽃일기
‘변하지 않음’은
이 시대 가장 드문 미덕이자
가장 귀한 기도입니다.
배롱나무꽃은 그 아름다움을 소리 없이 피워내며
오래도록 지지 않고,
가장 더운 날에도 그 존재감을 잃지 않습니다.
마치 어떤 마음처럼,
말하지 않아도 깊은 사랑을 전하는 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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